문란한 성생활
지난 6월, 초등학생을 학교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은 범행 전날 오전 9시부터 저녁까지 10대가 등장하는 '야동(야한 동영상)'을 무려 52편이나 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교복 입은 여학생들이 등장하는 일본 음란물이 대다수였고, 납치·강간과 관련된 음란물도 4~5편 있었다. 웹 하드를 통해 무한대로 확산되는 '야동'이 성범죄를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흉악한 성범죄의 가해자들은 웹 하드로 음란물을 상시적으로 접하는 '야동 중독' 상태인 경우가 많다. 야동 중독 등으로 성의식이 왜곡된 영상에 중독되면 문란한 성생활과 성범죄와 밀접한 관계를 같게 된다.
최근 들어 10대 청소년들의 성행위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청소년들의 묻지 마 섹스는 그동안 일부 비행 청소년층에 한정된 얘기로 치부돼왔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10대의 무분별한 성문화 실태의 심각성으로 2006년부터 징병검사에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검사가 포함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에이즈 누적 감염자 2천5백40명 중 10대 감염자는 37명(1.4%)이었다.
청소년들이 문란한 성생활은 성 개방 풍조현상과 각종 음란물에 노출되어 있는 게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포르노물 접촉,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타락한 유흥 문화, 사회 전반에 확산된 성 개방 풍조 등으로 무엇보다 인터넷, 휴대전화 등 통신기술의 발달은 여러 모로 편의를 가져왔지만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성적 이미지에 몰입하며 성적인 만남을 가능하게 되었다. 10대의 무분별함과 인터넷 채팅 등의 영향으로 충동적 섹스가 많아지고, 동·이성간 성 접촉 증가에다 경각심 부족과 콘돔사용 부진 등이 겹쳐 에이즈 감염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사실 10대의 성문화는 기성세대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가톨릭 신학자이자 대학 조교수인 도나 프레이터스는 미국 대학생들의 성생활과 종교에 대해 연구한 후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대학에는 여러 상대와 성 관계를 갖는 문란한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사립이든 공립이든 가톨릭 대학이든 거의 차이가 없다.”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지에 따르면, 종교가 성도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볼 때 “대학에 만연해 있는 문란한 분위기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며 반면에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종교가 얼마나 나약한지”를 알 수 있다고 프레이터스는 말했다고 한다. 종교도 문란한 성생활을 예방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란한 성생활의 최종적인 결과를 알 수 있는 보고가 있다. 남자가 여자보다 빨리 늙고 수명도 짧은 이유에 대한 연구 결과가 2007년 10월25일 캐나다의 글로브 앤 메일 지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팀 브록 교수의 연구논문을 인용, 성생활이 문란한 척추동물 수컷은 대부분 암컷보다 단명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 된 바 있다. 인간을 비롯한 36종의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암수 간 수명 격차를 연구해 온 브록 교수는 '서구사회에서 오래 전부터 남자가 여자보다 조로하고 평균 수명도 짧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면서, '그 이유는 아마 선조 남성들이 일부다처 제 방식으로 후손을 번식시켰던 사실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왕립협회지 생물학 저널에 게재한 연구 보고서에서 사자, 영양, 사슴등과 같이 다수의 암컷들과 짝짓기를 하는 동물은 수컷이 암컷보다 수명이 짧은 대신 비버, 아프리카 들개, 난쟁이 몽구스 등 1부1처 방식의 짝짓기를 하는 동물은 암수 간 노화 정도와 수명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란한 성생활은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