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류에 따라 성공률도 제각각인 피임법, 완벽하지 않다면 하나마나

여성의 생리만큼 예민한 것도 없다. 평소 생리주기가 정확한 여성들도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그 달은 생리가 며칠씩 늦추어지는 것이 예사이다. 하지만, 생리가 예정일보다 늦추어질 때마다, ‘혹시 임신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면, 현재의 피임법을 점검해 빨리 다른 방법으로 바꾸거나 보완할 필요가 있다. 실패하면 생명이 잉태될 수도 있는 피임의 특성상 완벽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리주기 때마다 임신 여부를 걱정하는 여성이라면, 배란일 계산법이나 질외사정 등 피임 실패율이 높은 방법을 이용하고 있거나, 남성의 콘돔 사용에만 의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피임 성공률이 높으면서도 안전한 피임은 어떤 방법이 좋을까? 피임법별 피임성공률을 살펴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조병구 위원은 흔히들 피임법으로 생각하고 있는 배란일 계산법이나 질외사정은 피임성공률이 75% 정도로 낮아 피임법으로 사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사용방법이 간편하고 성감염병 등을 막을 수 있어 주로 이용하는 콘돔도 정확한 사용법대로 사용하지 않거나 관계 중 탈락되거나 찢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 피임 실패율이 15%에 이르므로, 콘돔에만 피임을 맡기는 것도 권유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피임성공률이 높으면서도 안전한 피임법으로는 먹는 피임약과 자궁내 피임장치 등을 들 수 있다. 피임약은 생리 첫 날부터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한 알씩 복용할 경우 피임성공률이 99%에 달해 신뢰할 수 있는 피임법이다. 조병구 위원은 ‘한국에서는 유독 피임약 복용률이 매우 낮은 편인데, 피임약은 다양한 생리 관련 증상 개선 효과도 있는 만큼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피임약 복용 초기에 개인에 따라 두통, 유방통, 메스꺼움이나 불규칙한 출혈 등을 경험할 수 있으나, 이는 우리 몸이 호르몬에 적응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으로서, 복용을 계속하면 저절로 사라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또한 피임약은 장기간 복용을 하더라도 복용을 중단하면 즉시 또는 2~3개월 안에 임신 능력도 회복할 수 있어, 임신계획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다.

조병구 위원은 피임약은 산부인과에서 다양한 부인과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처방되고 있는 약이며, 다수의 연구에서 피임약이 난소암과 자궁내막암, 철분결핍성 빈혈과 양성유방질환까지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피임뿐 아니라, 여성 건강 개선을 위해서도 장기간 복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임장치는 자궁내 장치와 피하이식형 등으로 나누어진다. 출산여부 등에 따라 편리한 것을 선택하면, 99% 이상의 피임효과를 볼 수 있으며 장치에 따라 3~5년 후에 교체해 주면 된다. 끝으로 조병구 위원은 임기응변 식의 피임법을 사용하기보다는, 배우자와의 충분한 상의를 통해 가족계획과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까지 고려한 계획적인 피임법을 실천할 때, 피임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여성의 피임 및 생리관련 질환에 대한 웹사이트를 통해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해 오고 있다. 와이즈우먼의 피임생리 이야기(http://www.wisewoman.co.kr/piim365, 또는 피임생리이야기.com) 상담 게시판을 이용하면 산부인과 전문의의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