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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SBS '김승현,허수경의 라디오가 좋다' 자궁경부암 수기당선작 2/5
2009.07.21 12170

지난 5월에 진행됐떤 SBS '김승현,허수경의 라디오가 좋다' 자궁경부암 수기공모 당선작으로

방송에 소개됐던 수기입니다.

 

다섯분의 사연이 라디오에서 소개되었고,  그중 5/12 소개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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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에서 머리를 감는데 갑자기 손에 뭉텅, 무언가가 잡혔습니다.
그것은 바로 머리카락.
'뭉텅'하는 느낌과 동시에, '철렁'하던 가슴.
바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용실을 갈 적마다,
'머리 숱 좀 많이 쳐주세요.'했을 만큼,
그동안 한번이라도 내 머리카락에게, 고마웠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욕실바닥과 내 손바닥에서, 주인의 처분을 기다리듯,
힘없이 축 쳐진 채 모여 있는 머리카락들을 보니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2007년 1월. 그때가 내 나이 오십이 되는 해였습니다.
쉰이 되는 해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기분으로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미술치료 공부를 하고자
사이버대학교 미술치료학과에 지원해서, 합격을 했었습니다.
등록까지 마친 후, 들뜬 마음으로
개강하는 3월을 기다리고 있을 무렵이었죠.
그런데 간호사인 동생이 제게, 여자 나이 오십이면
갱년기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며, 대단하게 생각하지 말고
시간 내서 건강검진을 해보라고 권유를 하더군요.
평소 같으면, 별 증상도 없고 바빠서,
다음에 하겠다고 했겠지만, 간곡한 동생의 말도 있었고,
정말 한 번쯤은, 검진을 받아 봐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산부인과에 갱년기 검진을 하러 갔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갔지만, 검사는 생각보다 까다로웠고,
의사선생님께선, 이상혈관이 보인다며,
조직검사까지 권유하셨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날짜도 또렷한, 2007년 2월 3일.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의사: 혼자 오셨어요?
환자: 네,
의사: 보호자 분이 같이 오시는 게..
환자: 괜찮아요. 그냥 말씀 하세요
의사: 자궁경부암입니다. 대학병원으로 가셔야겠습니다.
 예약 해드리겠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초조하게 기다린 일주일,
하지만 결과는 예상 그대로였습니다. 병명은,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고 병원을 나와, 혼자 대학병원까지 가서
예약을 한 후, 어떤 정신으로 집에 돌아왔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집에 와서도, 식구들에게 바로 얘기를 할 수가 없었어요.
당시 대학생이었던 두 아들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일 년 전, 남편과 이혼을 해서, 아이들에겐 그것도 미안하고
충격이었을 텐데, 어떡하면 좋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병원에서 봉사를 했을 때가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암이란 진단을 받으면, 몇 단계를 거쳐 가며 병원을 전전하다가
결국 치료시기마저 놓치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거든요.
그래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날 밤, 아이들을 앉혀놓고,
옆집 아줌마 얘기 하듯, 아이들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엄마: 엄마가 암이라네. 그래서 병원에 입원해야 한대
무덤덤한 제 말에,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질 못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소리가 없어진 것 같은 정적.
그 후에 아이들은, 이모와 외삼촌들에게 연락을 했고,
저 때문에 모든 식구들이, 암흑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정밀검사 결과, 임파선 전이가 있어서
자궁경부암 4기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우선 광범위 자궁적출수술을 해야 했는데,
50년이나 살아오면서, 특별이 아파서, 소변 줄 한 번
끼워본 일 없던 제가, 소변 줄을 열흘이나 끼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소변 통을 달고, 몸에는 각종 링거와 주사 바늘로
여러 줄을 매달고 있는 제 모습은, 인조인간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런 제 자신을 보고 있으니, 그동안 내가 진짜로 화장실에서
내 스스로 소변을 보며 살았던 사람이 맞았나..
어쩌다 내게 이런 일이 찾아와야만 한 것이었을까..
슬픔과 고통이 한순간 밀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3주간 입원을 해야 했고, 바로 항암치료가 시작 되었죠.
혈관이 좋지 않아서, 포트를 심고 항암제를 6차에 걸쳐 맞았습니다.
속에 있는 것들을 신물이 나올 때가지 모두 토해내고
머리카락은 뭉텅뭉텅 빠지고, 손발은 저리고
찬물에는 아예 손도 못 댈 정도로, 시린 고통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리고 손발톱은 물론, 얼굴도 시커멓게 변해서,
퉁퉁 부어 가는데, 이건 달덩이보다 더 흉한 꼴이었어요.
그 후 28회의 방사선치료를 하는 동안에는,
그 부작용으로 설사를 하며,
'이렇게까지 하며 살아야 하나? 꼭 완치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다 그만두고, 하나님께 맡겨야 하는 건 아닐까' 갈등이 됐습니다.
그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두 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나에게 소리쳤습니다.
'정신 차리자. 이왕 닥친 일, 잘 해보자!'

 

그 후에 나는 암을, 버릇없는 아이 길들이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저는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을 때라
버릇없는 아이 길들이는 것은 잘했으니까요.
그때부터 자궁경부암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평소에는 지독히 싫어하는 운동도 열심히 했고
식생활에도, 입에 좋은 것보다는
몸에 좋은 것을 먹으려 애썼습니다.
무엇보다, 내 자신 스스로가, 내가 암에 끌려 다니지 않기로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을 치료에 전념했습니다.

 

그리고 벌써 시간이 흘러 2009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학교를 결석하면서까지 병실을 지키던 큰아들은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해서, 엄마에게 기쁨을 선사했고
대학 4학년이 된 작은 아들은, 며칠 전 그러더군요.
'엄마 작은 아들, 이제 한석봉이라 생각하세요.
아마 앞으로 저 보기 힘드실 거예요. 진짜 열심히 공부할게요.'
싱거운 농담을 건네며, 또 하나의 믿음을 선사하네요.
그리고 '이모, 브로콜리가 암에 좋대요. 더 먹어요.
다른건 뭐 더 먹고 싶은거 없어요?' 하며,
수시로 안부전화를 주는 조카 선희에게도 너무 고맙습니다.

 

버릇없는 아이 길들이는 게,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듯
암을 다스리는 일 또한,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님을
지난 2년의 고통을 넘기며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또한, 이 난관을 나 혼자 헤쳐 나갈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내 곁에서 함께 아파하며, 사랑을 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나 또한, 암으로 고통 받는 사람에게, 그들의 아픔을 조금 먼저
겪은 이로서, 많은 경험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도움이 될까 싶은 마음에,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꼼꼼히 병상일기를 써왔습니다.
그 병상일기에는 항암을 할 때 무슨 약을 투약했고,
어떤 게 힘들었는지,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았는지 등,
모든걸 최대한 자세히  기록해 놓았습니다.
나중에 완치가 됐을 때, 나와 같은 치료를 받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힘들어도 해야 한다고,
마치 내가 유관순 열사라도 되는 것처럼, 큰 사명을 지닌 듯
열심히 목표를 가지고 일기를 썼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지금은 그 다이어리를 들고 다니며,
주변의 암 투병을 하는 이들을 돕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 저도 아직은 암환자이고,
암으로 상상이상의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우리 식구들은, 내가 암환자인지 잊고 산다고 말할 정도로
저는 암판정 받기 전과 같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소에 몰랐던, 머리카락, 손톱의 때,
보이지 않는 많은 내장기관, 뼈, 근육, 혈관, 피 등등
이것들이 그동안 얼마나 나를 위해 쉼 없이 고생을 했을까..
그런데 나는 주인으로서, 소중히 여기지도 감사하지도 않았구나..
좀 더 관심을 갖고,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후회도 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그 또한, 이제라도 내 몸을 소중히 돌볼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 사랑합시다.

by 관리자   at 2009.07.21 17: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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