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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단순한 스케줄’이 아니라 ‘일탈’이고, ‘꿈’이다. 아무리 정신을 똑바로 차려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오기는 힘들다. 여행의 기술이 있다면, 여행 후의 기술도 있어야 한다.
“찜통 더위와 무리한 일정 탓인지 여행을 다녀온 후 갑자기 생리 주기가 흐트러졌다.”
●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진료를 받을 것. 먹는 피임약을 처방 받아 생리 주기를 규칙적으로 되돌려놓을 수 있다. 최근에는 생리 주기 조절뿐만 아니라 여드름 치료와 생리 전 심한 짜증, 우울, 복통 등을 수반하는 월경전 불쾌 장애(PMDD) 개선 효과까지 입증된 피임약도 처방 받을 수 있다. 만약, 여름 밤의 분위기에 휩쓸려 하룻밤 불장난으로 임신이 의심되는 불가피한 경우라면 더더욱 산부인과에 가서 상담 받을 것을 추천한다.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을 보면 마치 내가 앞장 서 안내해줘야 할 것 같은 오지랖이 생겼다. 마치 고향 친구를 타국에서 만난 것 같은 기분이랄까.”
● ‘글로벌 코리아’를 위해 매우 긍정적인 후유증이다. 길에서 마음만 앞서 ‘쭈뼛쭈뼛’대지 말고, 글로벌한 모임에 가입해 친구를 만드는 것도 추천. 혹은 안내해줘야 할 것 같지만 영어나 외국어가 나오지 않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면 당장에 회화 학원으로 가라. 아니면 피커폰 등 전화 영어라도 등록하라.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는 동기 부여로 최고다.
“현실에서 떨어져 새로운 생활을 즐기다 돌아오니, 지금의 생활이 더 싫어졌다. 당장 또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아무것도 하기 싫다. 여행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여행의 꿈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 배낭 여행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어떻게 하죠? 어디가 좋나요?’ 등의 물음에 댓글을 달고 도움말을 준다. ‘아는 게 없다’고 해도 그저 시행착오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여행 팁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자신도 그 여행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추억할 수 있고, 더불어 어느새 여행 고수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는 금전 감각이 없어진다. 그 나라에서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바가지를 써도 먹었고, 아웃렛 한정 세일에 카드를 미친 듯이 긁었다. 카드 값이 무섭다.”
● 이미 엎질러진 물. 생활고에 시달릴 정도로 힘들다면 외국에서 사온 기념품으로 미니 벼룩 시장을 연다. 당신의 지갑을 털었던 아웃렛의 70% 세일 명품 슈즈라면 더 쏠쏠하게 팔릴 것이다.
● 남미 혹은 알래스카로 떠나기 위한 적금 통장을 만들어 아끼고 아낀다. 아끼는 게 초라하지 않은, 멋진 명분이다.
“다시 여행을 가고 싶어 미칠 것 같다. 사진만 보아도 눈물이 난다. ‘땡 처리 항공권’을 검색하고, 일정을 조율해본다. 그러나 다시 떠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그 공허함이란.”
● 겨울을 위한 여행 계획을 짠다. 돈도 아끼게 되고, 그 나라 언어를 배우는 등 건설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끔은 실제로 여행 가방에 짐을 싸보는 것도 좋다.
“어이없게도, 20년 넘게 산 서울에서 느껴보지 못한 향수병이 일주일 머문 여행지 도쿄에 있었다.”
● 명동 혹은 이태원에서 자기 암시를 건다. 명동에서는 실제로 도쿄의 거리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밤에 인적이 드문 명동 뒷골목을 거닐며 편의점에서 아사히 맥주 한 캔을 사들고 호텔로 들어가고 있다는 상상을 해보라. 실제로 명동의 호텔에 방을 잡고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는 것도 한 방법. 또 이태원에서 한국인보다 많은 외국인들을 보다 보면 ‘일상적인 서울’도 그리워질 게다.
“여행을 다녀와 시차 적응이 안 돼 낮에는 졸고, 밤에는 멀뚱멀뚱. 그래서 밤에 미드, 일드를 보다 보니, 완전 밤낮이 뒤바뀌어버렸다.”
● 미드, 일드는 졸릴 때 봐도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효과가 있다. 밤에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으면 뜬눈으로 새우지 말고 독서를 하거나 공부를 하라. 숙면을 취하고 아침에 일어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먼저 문을 연 사람이 내가 10m 뒤에 따라가고 있는데도 문을 잡고 나를 기다려주었다. 어느새 그 습관이 몸에 뱄다. 귀국 후, 내가 바로 뒤따라가는데도 문을 놓는 ‘무매너 코리언’에 화가 난다.”
● 시간이 해결해준다. 대신 외국에는 없는 전통 예절과 따스한 행동과 정이 있지 않나. 거리 예절 문화가 바뀌는 것보다 당신의 마음과 행동이 먼저 이곳에 동화될 것이다.
“여행을 가는 목적은 그 나라의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다. 뉴올리언스에서 전통 음식 검바 등을 포함해 찬란한 음식이 펼쳐진 카지노 뷔페를 이틀 연속 다녀오니, 한 번에 살이 쪘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쪄버렸다.”
● 대부분의 한국 여자들은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살 없는’ 축에 속한다. 게다가 기름진 음식투성이. 살이 안 찌고 배기나. 충격 요법을 추천한다. 강남역이나 압구정 쪽으로 나가보라. 날씬하다 못해 가냘픈 여자들을 보면 살을 빼고 싶은 전의에 불탈 것이다.
● 여행을 좋아한다면, 사진도 좋아할 터.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에서 퉁퉁 부어 있는 모습, 괜찮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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