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에 대한 고백
39세로 딸 셋을 둔 여성이 회음 성형 수술이 필요 한지를 상담하러 내원하였다. 진찰 결과 첫아이를 정상 분만 하신 후 두 번의 제왕절개 수술에 의한 분만의 기왕력으로 질 수축상태는 아무 이상이 없이 오히려 건강 하였다. 진찰 결과 수술하실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하자 남편이 단 한번 실수를 한 사실을 고백 하였다고 한다. 외도 사실을 고백한 이후부터 남편은 발기가 되지 않는다며 잠자리를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혹시 문제가 있는지 알고 싶어서 내원하신 것이다.
사실 단 한 번의 실수를 고백해 버린 남편이라면 순수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 고백의 의미는 반성의 의미와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편의 외도 후에 제기되는 심각한 질문은 '자신의 외도 사실에 대해 아내에게 말해야 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두 가지의 답변 모두 문제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먼저 외도를 숨긴다고 해서 결혼 서약이 파괴된 엄연한 사실을 바꿀 수 없으며, 아내를 배신한 남편은 그것을 숨기고 있는 동안 사실에 대한 죄책감에 계속 시달리게 되는 것이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 배우자에게 외도 사실을 말하는 것은 마치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같다. 남편의 배신행위가 드러날 때 아내가 어떠한 반응을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것은 아내가 즉각 별거나 이혼을 위한 절차를 밟거나, 아니면 계속 결혼 생활의 유지를 위해 노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에 아내가 결혼 생활의 유지에 동의한다 해도, 두 사람은 몇 달 동안 심리적인 다툼과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쉬운 해결책이란 아무 것도 없다.
깨진 결혼 생활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서로가 자신을 희생하는 굳은 노력이 필요하다. 결혼 생활의 치유를 위해서는 아내가 용서하는 마음의 준비가 이루어 질 때 나가야 한다. 그리고 남편은 새로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아내의 상처에 대한 치료를 위해 그녀와 함께 기꺼이 노력해야 한다. 남편은 결혼 생활의 회복과 자존심 사이에 한 가지를 택해야 하는데, 이것은 남편이 아내에게 자기가 비난 받아야 마땅한 것에 대해 숨김없이 분노와 상처를 표현할 수 있도록 자유를 허락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남편은 아내와 결혼 생활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내에게 자기의 배신행위를 말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아내에 대한 남편의 배신을 전제로 하여 말하고 있지만, 그와 정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외도는 우리의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마음을 갈기갈기 상처 내어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준다. 외도는 배신이란 냉혹하고 예리한 칼날로 신뢰를 말살시키고, 자긍심을 파괴시키며 사랑으로 맺어진 돈독한 관계를 갈라놓을 수 있다. 우리는 자기가 더 없이 깊은 기쁨과 존경심과 소망과 꿈을 갖고 신뢰하며 사랑한 사람으로부터 치료할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심지어 포르노를 보면서 자위행위를 하는 것 또한 외도의 한 형태로서 배우자에게 똑같이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
바람을 피운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 경우 결혼 생활의 치유를 위해 배우자에게 사실을 털어놓아야 한다. 솔직히 말해 외도 사실을 숨겨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앞으로 반복된 외도 행동을 위한 합리화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용기 있게 고백하였다면 앞으로는 하지 않겠다는 자기반성이므로 배우자를 용서 해주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