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욕구 사이
영웅호색’이라는 말은 그냥 우연히 생긴 말이 아니다. 사람도 생물학적으로는 동물인 만큼 힘의 크기가 강력해 지고 높아질수록 권력이나 어떤 힘의 욕구가 커지고 그에 따라 성적인 욕구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에릭 프롬의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쾌락과 말초적 흥분은 절정을 넘어서면 비애의 감정을 남긴다. 흥분은 맛보았지만 그릇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승리의 순간 그는 목표에 이르렀다고 여겨졌지만---아무런 내적 변화도 성취하지 못했으므로 그 승리에는 깊은 좌절이 뒤 따른다.”
최초의 성적 욕구의 혼란을 맛본 뒤에는 사랑의 쾌락은 아직 무르익지 않은 열매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욕망과 권태 사이를 오고 가는 인간의 내면적 고통과 벗어나려는 욕구사이에서 갈등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여유가 있으면 식욕과 성욕의 두 가지 본능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본능은 적당히 절제하고 균형을 유지해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욕구와 욕망 사이에는 절제와 균형이 필요하게 된다.
1958년경 라 강은 세 가지 용어, 즉 욕구, 요구, 욕망 사이의 중요한 차이의 맥락에서 욕구는 프로이드가 본능이라고 말한 것, 즉 욕동 의 영역에 대립되는 순수하게 생물학적인 개념에 근접한다. 쾌락의 욕구만으로 욕망이 해결 되지는 못한다.
라 강은 유아가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언어로 그 욕구를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에 이러한 차이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다른 말로 유아는 자신의 욕구를 '요구'로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함으로서, 욕구와 요구 사이의 분리를 유도하는 무엇인가가 도입된다. 이것은 바로 모든 요구가 욕구의 설명일 뿐 아니라 사랑을 향한 일종의 무조건적인 요구라는 사실이다. 이제 요구를 받은 어머니가 비록 유아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대상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어머니는 사랑을 향한 요구에 무조건적으로 응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 욕구와 요구 사이가 분리된 결과는 만족될 수 없는 것이 바로 욕망 그 자체이다.
그러므로 욕구는 순수한 신체적인 이유 때문에 발생하는 간헐적인의 긴장의 상태이며, 그것은 문제되는 특정한 요구에 부응하는 특정한 행위에 의해 나타난다. 그러나 욕망은 만족될 수 없는 영원한 힘이며, 욕구를 결정하는 영원한 동기 부여가 된다.
욕구가 설명되는 순수한 욕구는 없다. 왜냐하면, 순수한 욕구와 그 욕구의 표현인 욕망의 차이는 표현되는 순간부터만 존재하는데, 그 순간에는 이미 순수한 욕구가 무엇이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순수한 욕구는 목적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나타나기 힘든 것이다.
욕망은 현재의 욕구가 미래의 희망으로 이끄는 힘이 바로 욕망이다. 욕구가 일어날 때마다 이 욕구가 미래의 자신의 희망적인 미래와 일치 하는 욕구가 되된다면 욕구를 표현해도 좋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위한 희망적인 욕망과 일치 하지 않는 다면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용기도 필요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