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이의 자격지심
“갑자기 남편의 눈치가 이상하다 싶더니 힘이 빠지고 있었어요. ‘또 야?’ 짜증을 내려는데 아차 싶었어요.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데 짜증을 내면 더욱 의기소침해질까 봐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있었어요. 조금 있다가 남편이 옆으로 누웠어요. 그러다가 갑갑한지 밖으로 나갔어요. 은행원인 남편은 구조조정을 거치며 살아남았지만, 퇴직 당한 동료들을 보며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또 앞으로 언제 구조조정을 당해 퇴직할지 모른다는 압박감에 늘 불안해했고요. 그러면서 성 기능에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발기가 잘 안되고 발기가 돼도 행위 도중에 시들어버려 도중하차해야 하는 일이 반복되었어요. 잘 안되니까, 저 보기에 민망한지 안 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까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다 되어도 섹스 할 엄두를 못 내게 되어 버린 것 같아요.' (김OO, 결혼 7년차 주부)
아내에게 버림받는 남편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아내의 수입이 남편을 뛰어넘은 부부의 경우, 전통적인 성 역할의 차이가 역전되며 빚어진 갈등으로 부부가 별거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자식 교육을 위해 아내를 자녀와 함께 해외로 보낸 `기러기 아빠`들 중에서도 아내의 외도로 일방적인 별거를 통고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여성들의 경제사회적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부인의 외도와 변심으로 인한 남성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능력 있는 아내 밑에서 기 죽는 남편인 이모(37) 씨는 얼마 전부터 부부 사이가 전쟁터가 된 느낌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네 살 연하의 부인이 자신보다 연봉이 더 높아지면서 지레 자격지심에 사로잡힌 이 씨는 잃어버린 자존심을 자기도 모르게 아내에게 잔소리를 퍼부으며 풀려고 하기 때문이다. 남편의 등쌀에 견디다 못한 이 씨의 부인은 별거를 고려하고 있다. 이 씨는 '아내가 돈을 나보다 더 벌면서 자꾸 내 목소리가 줄어드는 것 같아 아내의 귀가시간이 조금만 늦어도 잔소리를 하게 되더라'며 '아이들도 아내 말만 듣는 것 같고, 여러모로 자존심이 상해 더 이상 살기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이처럼 아내의 돈벌이가 월등히 높아지면서 남편과 별거를 고려하는 경제 갈등 상담은 지난해 153명으로 전년의 93명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까지는 남편의 생활 무능력이 가장 큰 이유(166명)였지만 올해부터는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자격지심이라는 게 있다. 이것이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힌다. 부부간에 살면서 극복해야 할 아주 중요한 것이 바로 자격지심이다. 부부사이의 자격지심은 각자의 경력과 가족에 대한 책임 사이의 가족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갈등 때문이다. 부부의 다툼 중 대부분은 ‘인간은 모두 다르다’는 당연한 사실에서 시작된다. 세상의 모순은 남녀는 서로 다른 면이 있을 때 끌리면서도 그 다름에 대해 불안하게 느낀다는 점이다.
아무리 부부라도 ‘배우자는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큰 문제도 작게 보인다. 아내가 능력이 있다면 오히려 다행이 라고 하는 마음의 여유를 다시 찾아 남편으로의 역할, 아빠로써의 역할, 사위로써의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자격지심을 생각할 이유가 없다. 자격지심이 있으면 아무도 나쁘게 말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가 서로를 오해를 해서 괴로워한다.
자격지심을 없애는 길은 스스로가 잘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잘된다고 하는 일이 말같이 쉬운 일인가! 자격지심은 자신에게 비수를 꽃 는 행위이다. 흉기가 따로 없다. 자신에게 스스로 상처를 입히는 것이 곧 흉기이다. 세상에 서 가장 필요 없는 이 흉기를 얼른 버리고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넌 대단한 사람이야, 오늘도 너무 멋져'라고 하면 그 미소와 자기 암시가 그날 하루의 한 걸음 한 걸음을 정말 멋있고 힘차게 해 줄 것이다. 기회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온다.
행복을 부르는 성
저자 | 김재연
현재 산부인과 원장이 환자 진료를 통하여 부부간의 성생활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궁금증과 인간의 성에서 가장 중요한 남녀의 성 심리를 이해하기 쉽게 단편소설처럼 기술하였다.[인터파크 제공]
책정보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shopNo=0000400000&sc.dispNo=&sc.prdNo=200612082
